영혼도 새롭게, 육체도 새롭게

온통 호기심으로 가득 찬 20명의 해외 여성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미용실 관계자 3명이 뛰어와 이들을 미소로 환대했다. 미용실에 들어서자 모두들 신기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곧 미용실은 국제미용실로 탈바꿈했다.
맨 처음 헤어 커팅을 설명하기 위해 지원자를 구하자 태국에서 온 폰통(Phontong, 42)이 손을 번쩍 들었다. 참가자들은 커팅의 기본 원칙들을 설명 들으며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다.
커팅을 마치고 간단한 염색 시술을 하자 완전히 달라져 보이는 폰통의 모습에 참가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몇몇의 참가자들이 자신도 머리를 바꿔 보고 싶다고 했다.
스리랑카에서 온 수쉬뜨라(Jeraldeen, Sushithra Silva, 33)는 인도계 특유의 곱슬거리는 긴 머리를 난생 처음 찰랑거리는 직모로 바꿔 보았다. “제 인생의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런 제 모습이 늘 궁금했거든요.”라며 그녀는 사진팀 기자에게 ‘before’ & ‘after’ 사진을 부탁했다. 한국에서 스트레이트 기계를 구입하면 언제든 원하는 때에 그런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고국에 돌아가면 아이들과 교회를 돌보느라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녀에게 그리도 고운 미소를 허락하셨나 보다.
한편 다른 한켠에는 24살의 이쁜 누사라(Penpanit, Miss Nussara)가 자신의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하며 서 있었다. 긴 생머리가 눈부신 누사라는 살짝 머리를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미용사 선생님께서는 친절하게도 컬(curl)서비스를 해주셨다.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기쁨을 금치 못하던 그녀는 “오늘 밤은 머리를 감을 수가 없겠다”며 고마워했다.
![]() 미용사 선생님들 |
![]() 미용실 식구들과 함께 |
![]() 시술중인 폰통 |
그러나 모두의 기쁨 속에 씁쓸함을 삼켜야 하는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4명의 아프리카 여성들이었다. 알다시피 아프리카 여성들의 머리카락은 동양 혹은 서양 여성들과는 달라 함부로 손질 할 수도, 마음대로 스타일을 연출 할 수도 없다. 이 들 중 한 명은 간단히 머리를 정리하고, 컬을 해보기를 너무나 원했는데 컬의 열 때문에 머리카락이 상할 수 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꼭 해보고 싶다고 부탁을 해 와 미용실 관계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2시간여에 걸친 시술을 통해 20명 중 17명이 버스를 내릴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미용실을 나섰다. 그리고 그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고맙습니다”를 한국 인사를 미용실 관계자들에게 몇 번이고 고개 숙여 전했다. 그들이 행복해서 자신도 행복하다던 미용실 관계자들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머리를 펴고 있는 수쉬뜨라
워가2007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