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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GA 2007

초기 한국교회 여성들의 삶과 헌신

초기 한국교회 여성들의 삶과 헌신
이정숙(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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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여성들을 위한 평양성경학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들은 인간으로서 받아야할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았다.
이 여성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그 능력으로 자신을 구할 뿐 아니라 이웃을 구하는
수가성의 여인, 잔다르크 같은 용감한 믿음의 증인들로 역사속에 등장한다.

WOGA는 미전도 종족 기독교여성 지도자들을 초청하는 세계여성선교대회를 통하여 여성이 중심이 된 미전도종족의 선교와 부흥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교회사의 지나온 발자취를 살펴보면 이러한 기대는 매우 합당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여성들은 인간으로서 받아야 할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던 중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그 복음의 능력으로 자신을 구할 뿐 아니라 이웃을 구하는 ‘수가성여인’들이 되는가 하면, 더 나아가 나라까지 구하는 ‘쟌다르크’같은 용감한 믿음의 증인들로 역사 속에 등장한다.

19세기 조선사회 여성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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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들어온 19세기 말 조선사회에서 기독교인이 된 여성들의 극적인 삶의 변화는 교회사적으로 참으로 그 의의가 크다. 당시 여성들은 삼종지도, 내외법, 절열관에 의해 자신의 처지가 “금수보다 낫다하랴” 탄식하며 찌들대로 찌들어진 삶을 살고 있었다. 최초의 여의사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왔던 릴리아스 언더우드는 자신의 초기 한국생활을 나누는 책에서 “조선 여자는 대체로 아름답지 않다. …… 슬픔과 절망, 힘든 노동, 질병, 애정의 결핍, 무지 그리고 흔히 수줍음 때문에 그들의 눈빛은 흐릿해졌고 …… 스물다섯이 넘은 여자에게서 아름다움 비슷한 것을 찾으려는 것은 헛된 일이다.”(『언더우스 부인의 조선생활』, 23)라고 한국여성들의 어려운 삶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기독교야말로 그들의 삶을 변화될 뿐 아니라 나라를 변화시키는 주체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고 역설한 이들은 초기 개화파 기독교인들이었다. 서재필은 독립신문 사설에서 누누이 여성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불쌍한 계집아이는 집에 가두어 놓고 가르치는 것은 다만 사나이에게 종노릇할 직부만 가르치니 우리는 그 계집아이들을 위하여 분히 여기노라. 정부에서 사내아이들을 위하여 학교 하나를 짓게 되면 계집아이를 위하여 또 하나를 짓는 것이 마땅한 일이니 …… 그 아내가 남편만큼 학문이 있고 자식이 있으면 집안 일이 잘 될 터이요, 또 그 부인네들이 자식을 낳게 되면 그 자식 가르치는 방책을 알 터이니 그 자식들이 …… 학교에 가기 전에 어미의 손에 교육을 많이 받을 터이라. …… 여인네 직무가 사나이 직무보다 소중하기가 덜 하지 아니하고 나라후생을 배양하는 권이 모두 여인네에게 있은즉 어찌 그 여인네들을 사나이보다 천대하며 교육하는 데도 등분이 있게 하리요”(1896년 5월 12일, 제16호).

복음의 능력으로 변화된 조선여성들
1901년 그리스도신문에 실린 <아해문답>이나 여인문답을 보면 여성교육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동양여성들과는 달리 서양여성들을 교육의 혜택을 받고 여러 분야에서 성취를 거둔 바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받은 후부터”라고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성교육이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양선교사들이 있었다. 1886년 스크랜튼부인이 세운 이화학당을 필두로 하여 애니 엘러스선교사가 세운 정신여학교(1887년), 인천의 영화학당(1892년) 등이 세워져 개신교가 들어온지 24년이 되던 1908년이 되면 장로교 감리교가 세운 여학교는 도합 34개에 이르게 된다. 이 여자학교들은 교육의 기회에서 완전히 소외되어 있었던 평민, 천민여성과 그들의 딸들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동시적으로 교회는 성경을 가르치기 위하여 한글을 가르치고, 효과적인 전도를 위하여 전도부인을 비롯하여 여성들에게 사경회나 기타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성경을 가르치자 여성들의 삶은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갔다. 여성의 삶의 변화에서 가장 큰 것은 자의식의 변화일 것이다. 축첩, 가난, 여성억압적 가족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전혀 깨닫지 못하던 여성들이 자신들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아 축복받은 존재들임을 믿게 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정체성 형성의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의 은사를 따라 헌신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은사와 시간과 물질을 들여 구체적으로 전도부인으로, 교육자로, 의사로, 문필가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였다. 그들의 활동은 같은 처지에 있던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교회의 부흥을 위하여 기도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 고난을 겪는 민족의 구하기 위하여 생명을 건 투사가 되기도 하였다. 조선여성들의 삶의 변화를 추적하면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이 보인다. 이 동일한 능력은혜가 미전도지역 여성들과 그들의 나라를 변화시킬 것으로 믿으며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의 은총을 기대해 본다.